역사의 쓸모 - 자유롭고 떳떳한 삶을 위한 22가지 통찰. 최태성 지금.
사실 최태성 선생의 수업을 들어본 적이 없다. 고등학교 1학년 이후 역사는 취미생활에 들어오지 않는 분야였다. 그러다 회사 교육 입과를 위해 독후감을 쓰라는 요청을 받고 책 목록을 훝어보다가 발견한 책. 독후감 쓰기 편할 것 같아 선택한 책은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그리하여 생각보다 열심히 독후감을 쓰기로 했다.
[약소국인 신라가 삼국통일의 주인공이 되기까지]
삼국시대, 가장 작은 나라인 신라가 어떻게 통일을 이루었을까? 많은 사실과 해석이 있겠지만 책에서 가장 먼저 언급하는 역사적 사실은 황룡사 9층 목탑의 건축입니다. 당연히 통일 이후에 지어졌을 것이라 생각한 거대 목조 건축물은, 통일 전 백제와 고구려의 견제가 심해질 때 지어졌습니다. 탑에는 신라를 괴롭히던 일본, 당, 오월, 탐라, 백제, 말갈, 거란, 여진, 고구려의 이름을 넣어, 언젠가 이들을 발 아래에 두겠다는 의지를 표현했습니다. 당시 신라의 왕이었던 선덕여왕은 경주 사람들이 고개만 들면 볼 수 있는 거대 건축물을 통해 나라의 비전을 선포하고 또 공유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물론 그 이후 수많은 군사적, 경제적, 외교적 노력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시대적 운이 작용해 삼국통일을 이루어 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큰 일의 시작은 전혀 실용적이지 않은 건축이었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모으고 조직의 목표를 정하는 일은 허례허식이 아님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역사의 구경꾼으로 남지 않기 위하여]
다산 정약용은 조선 중기에 큰 업적을 남긴 실학자입니다. 수원 화성, 목민심서 같은 업적을 남긴 위인이라 편안한 삶을 살았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를 신뢰하던 정조의 죽음 이후 그의 삶은 험난하였습니다. 천주교를 믿는 집안이라는 배경, 맏형의 사위가 일으킨 역모과 관련된 혐의로 인해, 그의 삶은 18년 동안의 귀양살이와 가문의 폐족으로 얼룩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록은 그가 실망만 빠져 있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그 기간동안 대표작인 목민심서, 경세유포 등의 지침서와 역사, 의학, 시집 등 다양한 업적을 남겼습니다. 또한 자녀와 소통하고 교육하는 편지를 주고받았습니다. ‘하늘의 이치는 돌고 도는 것이라, 한번 쓰러졌다 하여 결코 일어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라는 말이 큰 귀감이 되었습니다.
[품위 있는 삶을 만드는 선택의 힘]
파트에서는 갈림길 앞에 서 있을 때 참고할 수 있는 역사적 사실들이 소개됩니다. 이승만 대통령의 3선을 위해 사사오입이라는 학문적 개념을 가져온 수학과 교수(그의 자발적인 의견이 아니라, 정치인들에게 이용당했다는 반박이 있습니다). 미국의 초대 대통령이자 대중의 인기 속에서 충분히 3선이 가능했고, 그럼에도 나라와 미래의 잣대에서 정계를 은퇴한 조지 워싱턴. 조국의 적이 될 수 있는 당나라에 끌려가 신무기를 만들라는 요구를 받고, 끝내 엉터리 무기를 만들어낸 신라의 기술자 구진천. 그리고 중국 기업으로 떠나는 한국의 기술자. 어떤 선택 앞에서 어떤 것들을 고려해야 할 지 생각해 보았습니다.